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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01 오후 1:47:40 입력 뉴스 > 관광여행

서울 촌놈 시인의 홍천 탐방기②



가리산에서 정화수 의례를 하다

 

이하 시인

 

이제껏 많은 산에 올랐다. 아니, “올랐다”라는 표현 또한 경솔하려나? 그래, 이제껏 많은 산을 만난다. 그리고 누가 빠르게 오르나 경주도 했고, 철원에서 군대생활을 하면서는 전투화와 박격포를 메고 몇날 며칠을 대성산에 오르내리며 산을 주유했다. 그런 촌놈 시인이 가리산 앞에서는 왜 이렇게 버벅대고 있을까?

 

가리산 앞에서 자꾸 나는 작아지고 낮아졌다.

 

하여 가리산에서 지난 5월 말, 정화수 의례를 한다고 했을 때, 나는 모처럼 일요일의 휴식을 반납하고 가리산으로 달려갔다. 기껏 물 한잔 떠놓고 뭘 어찌할 수 있을까? 아무 것도 모르는 나는 심드렁하거나 투덜대거나, 한편으로는 기대하는 마음으로 다시 가리산으로 달렸다.

 

 

가리산 초입에 들어서니 김원호 선생이 상을 차렸고, 허림 시인이 떡을 올렸다. 배고픈 나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떡에 잔뜩 시선이 갔다.

 

“여기서 뭐 하는 거지요?”

 

이른 아침인데도 벌써부터 등산객들이 몰려들었다. 아, 나에게는 새벽 시간인데, 사람들에게는 한낮이었나. 게으르고 게으른 나는 ‘가리산의 시간’이 이질적으로만 느껴졌다.

 

“야야, 여기 무슨 제사지내나보다. 와서 봐라.”

 

 

아줌마, 아저씨, 아이들이 우리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김원호 선생은 말간 정화수를 떠서 상에 올렸다. 엉긴 마음에 켕기는 게 많은 나는 무의식적으로 반걸음 뒤로 물러섰다.

 

정화수 의례를 인도하는 김원호 선생의 손끝이 바르르 떨렸다. 그 자체로 탈춤을 추듯, 탈굿을 하듯, 종이를 태우고 다시 종이꽃을 손에 건넸다. 떠들썩하던 사람들이 일순 조용해졌다.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마음에 품은 꽃을 피워내 산 앞으로 띄워 보냈다.

 

 

“가리산을 찾는 모든 분들이 안전하고, 가뭄이 심한데 비를 좀 내려주시고, 홍천군민 모두가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감사합니다.”

 

어느새 달려온 홍천 군수님도 마음속에 품은 꽃 하나를 종이에 담아 올렸다. 주위에 둘러선 등산객들이 환하게 웃었다. 푸르고 푸른 5월의 말일, `가리산 산천 Good 정화수의례'는 그렇게 사람들의 손에서 손으로, 다시 마음에서 마음으로 피고 흘렀다.

 

“옛날 우리네 어머님들은 항상 새벽에 맑은 정화수를 떠놓고, 우리들의 조상과 산천에 나라와 가족의 안녕을 놓고 빌었지요. 그 오랜 기도와 정성이 아직도 우리의 산에 그리고 계곡에 정기로, 물줄기로 흐르고 있어요. 정화수의례는 다른 게 아니에요. 바로 그런 우리네 전통문화와 정신을 잇고자 함이지요.”

 

김원호 선생은 등산객들이 환하게 웃으며 떡을 나누는 동안에도 흐뭇한 얼굴로 두 손을 모았다.

 

 

이쯤 되면 나도 가리산에 오를 수 있을까? 산은 이렇게 말도 많고 탈도 많고 때도 많은 나를 받아줄까?

 

가뭄은 오래되었지만, 마음속에 빗방울 하나 떨어져 내렸다.

 

시인 이 하 : 1979년 서울 출생.

2005년 실천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하였고, 2007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신진예술가기금을 받았다.

시집으로 『내 속에 숨어사는 것들』이 있다. ccc21@daum.net

 

 

한국예술인복지재단으로부터 2015 예술인파견지원사업 대상기관으로 선정된 홍천인터넷신문은 파견예술인 4명이 홍천지역을 탐방한 기사를 매회 게재하고 있습니다.

 

 

홍천인터넷신문(hci2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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