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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03 오후 2:27:54 입력 뉴스 > 관광여행

[가리산 르뽀3] 연리목과 외로목



가리산 초입에서 무쇠말재로 올라가는 코스를 택해 1시간 정도 오르다 보면 앞에 안내판까지 세운 나무 한 그루를 볼 수 있다. 그런데 가까이 다가가 보면 실상은 한 그루가 아니라 두 그루다. 뿌리는 서로 다른데 뱀처럼 한 쌍으로 얽혀 있다 보니 멀리서는 한 그루로 보이는 것이다. 만약 사람이 그러고 있었다면 한마디로 얼레리꼴레리 소리를 들었을 포즈다.

 

 

안내판은 바로 그런 독특한 현상을 설명하는 글로, 뿌리가 다른 두 나무가 하나로 얽히는 것을 ‘연리목’이라고 한다는 것이다. 연리목에 대한 두산백과의 설명을 보자면 ‘나무가 자라면서 서로 너무 가까이 자라는 탓에 성장한 줄기가 맞닿아 한나무 줄기로 합쳐져 자라는 현상을 말한다.

 

비슷한 현상으로 연리지(連理枝) 현상이 있는데 연리지는 가지가 연결된 것이고 연리목은 나무 줄기가 연결된 현상으로 모두 희귀한 현상으로 여겨지지만 서로 접붙이기가 가능한 나무끼리 연리가 가능하게 된다. 연리목(連理木)은 두 남녀의 지극한 사랑에 비유되어 사랑나무로 불리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알려진 연리목은 충청남도 금산읍 양지리에서 자라는 팽나무가 유명하고 경상북도 영주시 순흥면 연리목 소나무가 유명하다. 연리목은 연리지에 비해 비교적 흔하게 발견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전의 설명대로 연리목은 같은 품종의 나무끼리 연리가 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인데 반해 가리산의 연리목은 소나무와 참나무가 서로 연리가 됐다는 게 특이하다는 안내판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많은 쌍쌍이 이 연리목 앞에서 사랑의 굳은 결실을 빌기 위해 찾아온다고 안내문은 ‘금자씨(?)’의 설명을 덧붙인다. 그런데 그 곳을 떠나 얼마쯤 올라가던 나는 한 그루 나무를 보는 순간 가리산의 연리목이 전국 최고의 연리목이 될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들었다.

 

 

외로목! 참으로 독특하게 생긴 나무였다. 등이 꺾이고 구부러진 것이 마치 마음의 고통으로 인해 그리 된 듯싶은 것이 측은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어찌 하다 저리 된 것일까? 아무리 힘들었기로서니 저 지경일 수 있을까?

 

그러다 나는 불현 듯 그 이유가 떠올랐다. 아하, 올라오다 본 연리목 때문이로구나. 자신이 사랑하던 짝을 다른 나무에게 빼앗겨 그 아픔을 이기지 못해 전신이 뒤틀린 것이다. 여전히 사랑하며 꼭 붙어 있는 두 나무를 보며 밸이 꼴리고 얼이 나간 것이다. 나는 그 처절함이 못내 안타까워 가까이 다가가 나무에게 이름을 지어줬다. 홀로 외롭게 외로 뒤틀려 있으니 ‘외로목’이라고…….

 

사랑하는 이들이여! 자신들이 맺은 사랑의 결실을 굳게 다지기 위해 가리산의 연리목을 찾을 것이면 거기서 조금만 더 올라가 외로목을 볼 것을 꼭 권한다. 그리고 거기서 사랑받지 못한 이의 아픔을, 버림받은 이의 설움을 함께 보아주기를 바란다.

 

사랑의 화살은 단 한 방에 심장을 꿰뚫는 것이라 그 누구도 사랑의 상처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니 그리하여 사랑으로 인해 상처 받은 이들을 위해 잠시 위로의 마음이나마 보내주기를…….

 

 

                                   최동훈 작가

 

강원민예총 속초지부 문학협회장. 저서 ‘닭 한 마리와 침묵의 불꽃’, ‘구약의 하나님은 신약의 하나님이 아니다’, 시집 ‘절따라 시따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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