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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27 오후 2:00:21 입력 뉴스 > 관광여행

홍천구시장, 그 이야기와 역사의 기록



제7부 이야깃거리

 

 

김태덕 (사진 및 설치미술, 미술 비평)

 

홍천구시장의 일곱 번째 이야기입니다. 지난 글에서 마지막 이야기라고 했지만, 조금 더 할 얘기와 보여드릴 사진들이 남아서 앞으로 두 번 정도 더 글을 쓰려고 합니다.

 

앞서 저는 인식의 변화를 강조하면서 무조건적인 개발의 문제점과 함께 사용하는 사람들 또한 사물을 대하는 태도에서 변화가 있어야 함을 이야기했습니다. 이번에는 이 부분에 대해서 조금 더 깊이 논의를 진행해볼까 합니다.

 

 

저는 2대 혹은 3대째 내려오는 공장들의 촬영을 계속해오고 있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약 10개의 공장을 촬영했고, 앞으로도 더 많은 공장의 촬영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공장 촬영을 하던 와중에 우연한 기회에 오오타쿠(大田區) 관광협회에서 일하시는 분과 잠시 동안 얘기를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오오타쿠 관광협회는 자신들의 지역에 있는 오래된 공장을 소중한 문화적 자산으로 생각하면서 Open Factory와 같은 이벤트도 개최하고 있습니다만, 역시 그 효과가 크지는 않은가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오오타쿠는 공장들과 거주 지역을 빼면 딱히 관광을 위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곳입니다. 그러다 보니 저처럼 조용한 곳, 관광객이 붐비지 않는 지역사람들의 생활공간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라면 굳이 찾아와 볼 곳은 아니지요.

 

이러한 상황에서 관광협회로서도 이런 저런 묘수를 고민하고 있지만 딱히 방법이 없는 지라 ‘오오타쿠 관광 증진 방안에 대한 외부인의 생각’을 듣고 싶어 했습니다. 제가 드린 답은 바로 ‘이야깃거리’입니다.

 

 

제가 이야기와 역사라는 제목으로 일본의 공장 사진 촬영을 진행하는 것 또한 낡은 것들 속에 담겨 있는 수많은 이야기와 역사에 대한 궁금증 때문입니다. 우리는 듣지 못한 수많은 미시사들이 그 안에 담겨 있고, 공장을 촬영하다보면 공장주들이 자랑스럽게 자신들의 역사 속에서 어떤 기계가, 어떤 공구가 어떤 물건이 차지하는 비중에 대한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지금은 사용이 불가능하지만 공장이 처음 문을 열었을 때에 사용되었던 기계를 자랑스럽게 자신의 공장 입구에 전시해놓은 분도 있고, 아버지가 젊었을 때 산 이후 아직까지 사용이 가능한 오래된 전축을 자랑스럽게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들 속에 담겨 있는 것, 그리고 제가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것, 또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궁금해 하는 그것은 바로 ‘이야깃거리’입니다. 그렇기에 제 대답은 이것이었습니다.

 

‘오오타쿠는 수많은 오래된 공장들이 있다. 그리고 그 공장들마다는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수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다. 또한 많은 공장들에서 그 이야기와 역사는 아직 진행 중이다. 따라서 오오타쿠에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고자 한다면 오오타쿠의 공장들의 수많은 이야깃거리들을 발굴하고 그 살아있는 이야기와 역사의 현장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방법이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리조트를 개발하고 거대한 쇼핑몰을 만드는 것은 흔히 사용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그런 방식으로 거대 자본이 이미 차지하고 있는 록본기를 이길 수 있겠는가? 오모테산도를 이길 수 있겠는가? 그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다른 곳에서 하지 않는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지 않겠는가?’

 

 

 

저는 똑같은 이야기를 홍천구시장에 해주고 싶습니다. 새로 지은 깨끗한 건물은 결코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도처에 거대 기업들이 겉만 번지르르한 마트를 곳곳에 지어놓고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전과 같은 형태를 무조건 유지하는 것이 답이 될 수도 없습니다. 이미 수많은 상인분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홍천시장의 상황이 매우 좋지 않음을 이미 충분히 들었습니다.

 

어떤 분은 서울에서 춘천으로 가는 빠른 길들이 더 생기면서 홍천을 들리지 않음을 지적하기도 하셨고, 어떤 분은 거대 마트들에 밀려서 서서히 몰락해가고 있다는 말씀을 하시기도 했습니다. 또 어떤 분은 제가 하고 싶은 얘기를 그대로 하시기도 했습니다. ‘이대로 그냥 건물만 새로 짓는 것으로는 해답이 없다. 홍천시장만의 독특한 ‘컨텐츠’를 만들어내야 한다‘라고 말이지요.

 

 

컨텐츠란 무엇인가요? 그것은 ‘내용’이라는 뜻입니다. 그 안에 담겨있는 내용물이지요. 그리고 이 책 속의 내용물이란 결국 이야깃거리입니다. 왜 사람들은 유명한 역사 유적을 방문하고 역사적 인물이나 유명인의 생가터나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것일까요?

 

그곳에는 역사와 이야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역사라는 것도 결국 이야기의 한 형태라고 봤을 때에, 이 모든 것을 집약해서 말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야기입니다.

 

제 외할머니는 종종 외고조할아버지에 대한 얘기를 해주셨습니다. 7척 장신에 송충이 같은 눈썹을 하시고 철수세미 같은 수염이 온 얼굴을 덮으셨던 그 할아버지가 합천리에서 보래개울을 넘어 처갓집 밤마실을 갈 때마다 뒷산 어귀에서는 으레 호랑이가 나타나 고조할아버지의 앞을 잡았고, 산을 다 넘으면 그 호랑이는 다시 산 속으로 들어가시곤 했습니다.

 

그 호랑이가 나타나지 않았던, 어느 날에는 산중턱에서 어떤 이가 할아버지의 뒤를 따라오는 기척을 느껴서 온 배에 힘을 주고 “귀신이면 썩 물러가고 사람이면 앞에 섯거라!”하고 소리를 지르자 조용히 사라졌다고 합니다.

 

그날 밤 처갓집에 도착하신 할아버지는 속옷까지 진땀에 절었고 다시는 밤마실을 가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얘기는 하실 때마다 조금씩 변형이 되었고 그 얘기의 모두를 다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그 이야기가 어느 만화보다 재미있었던 것은 그것이 실제 제가 알고 아직도 존재하는 마을이고, 개울이고 산이고 저의 고조할아버지이셨기 때문일 겁니다.

 

이것이 역사와 이야기의 힘입니다. 그저 허구가 아니라 실재했고 실재하는 것에 연결되는 서사의 구조. 이것이 사람의 흥미를 돋우고 사람으로 하여금 관심을 갖도록 합니다.

 

 

과연 홍천구시장에 이런 이야기와 역사 한 두 가지쯤 없을까요? 누군가 시간을 갖고 찬찬히 살펴본다면 홍천구시장 골목골목의 부서지고 무너진 곳들, 손 때로 가득한 기둥, 녹슨 철골, 오래된 선반과 의자, 세월의 흐름이 느껴지는 화구마다에 깃들어 있고 서려있는 시장의 역사와 이야기들을 찾는 것은 쉽지는 않겠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으로부터 2015 예술인파견지원사업 대상기관으로 선정된 홍천인터넷신문은 파견예술인 4명이 홍천지역을 탐방한 기사를 매회 게재하고 있습니다.

노현아 기자(hci2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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